
시간을 달리는 소년
W.륜(@lyun1023)
비가 오는 여름 날 7월 13일은 박문대에게 좋지않은 하루였다. 학교를 지각하고 수업 도중 기습 쪽지시험에 복도를 걷다 누구와 부딪혀 넘어지는 등 운이 나쁜 하루였다. 그 날 학생회 청소 당번이었던 박문대는 교실을 청소하다 누군가 칠판에 글씨를 써놓은것을 발견하였다.
“Time waits for no one?”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 주지않는다…. 맞는 말이긴 하지.’
칠판에 적혀있는 문구를 대수롭지않게 여기며 한 번 중얼거리고는 칠판지우개로 지웠다. 마저 청소를 하던 박문대는 구슬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누군가 떨어트린거겠지라고 생각하며 구슬을 주워 공동책상위에 얹어놓았다. 그 순간 박문대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고 뒤를 돌아보았지만 텅빈 학생회실만 보일 뿐 아무도 존재하지않았다.
청소가 끝이 난 후 집에 박문대는 집에 가기위해 가방을 챙기고 교문을 나서려고하자 멀리서 박문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문대문대!”
“무, 문대야…!”
돌아보자 평소와 같이 축구를 하다온 이세진과 문대를 기다리던 선아현이었다.
“문대문대~ 왜 이렇게 오래걸려?”
“신경 꺼라.”
“오, 오래 걸리는거 보니 청소 힘들었겠다. 다, 다음부터 도와줄게.”
“오늘만 좀 오래걸렸던거야. 평소엔 빨리 나왔잖아.”
“문대문대 세진이 섭섭해~”
이세진이 섭섭하다며 투덜거렸지만 흘려듣는 박문대였다. 그래, 그 날도 박문대에게는 운만 조금 나빴을 뿐 평소와 다름없는 날인것이었다. 그 일이 있기전까지는.
“그럼 나 간다! 내일 봐!”
“ㄴ,내일 봐, 문대야.”
“그래.”
둘과 헤어진 문대는 집 앞 횡단보도를 건너다 한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며 달려오자 직감적으로 느꼈다. 저 차에 치일 것이라는 걸.
‘X발, 오늘 진짜 재수 없는 날이네.’
오후 6시를 알리는 근처 광장 시계 알람과 함께 박문대의 눈 앞이 캄캄해졌다.
경적소리가 들리지않자 느릿하게 눈을 뜬 박문대는 지금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럼 나 간다! 내일 봐!”
“ㄴ,내일 봐, 문대야.”
내가 차에 치이기전 애들과 헤어질때 했던 인사인데….
반응이 없는 박문대가 의아했는지 이세진이 문대의 어깨를 두드렸다.
“문대문대?”
“아….”
“어, 어디아파?”
“아니, 조금 당황해서….”
그렇게 둘과 헤어진 후 다시 집 앞의 그 횡단보도에 선 박문대는 초록불로 바뀌었음에도 아까 일이 생각나 건너지 않았다. 그 순간 오후 6시 시계 종이 울리며 신호위반을 한 차량이 문대 앞을 지나갔다.
“뭐야 이게…. 아까랑 같잖아….”
환각인가? 예지몽? 예지몽이라기엔 자지 않았는데? 수만가지의 생각이 박문대의 머리속을 헤집었다.
착각이거나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뒤 넘겨버리려는 박문대에게 현실은 그렇지않았다. 그 뒤로 몇번이고 그러한 일들이 반복되었다.
“왜 그래요, 후배님? 그런 심각한 얼굴을 다하고.”
고민에 빠져있는 문대에게 다가온 이는 학생회장 신재현이었다.
“…뭔가 좀 생각하느라고, 요.”
“우리 후배님을 생각에 빠트린 문제가 뭔가요?”
신재현은 궁금하다는듯 턱을 괴고 박문대를 빤히 바라보았다.
“회장님이 알 바 인가요.”
“그래도 말해봐요. 고민은 나눌수록 좋다잖아요?”
능글맞게 웃으며 말하는 신재현은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않았다.
“하아…, 그냥 요새 좀 뭐가 보여서 그런다 왜.”
박문대는 한숨을 내쉬고는 어설픈 존대를 그만뒀다.
“후배님 유령이라도 봐요?”
“아니거든. 유령보이면 진작에 너부터 괴롭히라고 부탁하지.”
“후배님 농담도^^”
“농담같냐?”
이 이상의 대화가 쓸모없음을 깨달은 박문대는 학생회실을 나가 양궁부를 찾아갔다.
“청우형.”
박문대가 부르는 소리에 양궁부 부장 류청우는 연습을 멈추고 박문대에게 다가갔다.
“문대야, 왜?”
“상담할게 좀 있어서요.”
“상담? 정리 좀 하고 갈게, 휴게실에서 기다릴래?”
“네.”
휴게실에서 할 말을 정리하며 박문대는 차분히 류청우를 기다렸다. 어느정도 할 말이 정리되자 휴게실 문이 열리고 류청우가 들어왔다. 류청우는 익숙하게 문대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상담하고싶은게 뭐야, 문대야?”
박문대는 욕처럼 들리는 단어들을 작게 중얼거리며 앞머리를 거칠게 헤집더니 겨우 입을 뗐다.
“형. 저 요즘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아요.”
“…….”
“제정신아닌것같지만 진짜로요. 못믿으시겠다는 심정은 이해하는데….”
그뒤로 구구절절 박문대의 말이 이어졌고 류청우는 가만히 들을 뿐이었다. 박문대의 말이 끝나고 류청우는 잠시 고민하는 듯 싶더니 이야기를 꺼냈다.
“미래가 보이는 건 아니야.”
“하…, 진짜 제정신아닌걸까요. 저.”
“과거로 돌아가는거지.”
“…예?”
“쉽게 말해 타임리프.”
할 말을 잃은 박문대에게 류청우는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
“나도 타임리프 경험자거든.”
류청우의 충격적인 말을 듣고 박문대는 몇일간 이것이 정말인지 정말이라면 발동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내기위해 노력했다. 노력한 그 결과 박문대는 결론을 내렸다. 류청우의 말은 사실이라고. 발동조건도 단순했다. 그냥 굴러떨어지기만 하면 되는 것, 그것이 타임리프의 발동 조건이었다. 이후 문대는 7월 13일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시간을 돌려 7월 13일로 가보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그 날 지각을 하지않았고 시험을 전보다 더 잘쳤으며 누군가와 부딪히기전에 피한것뿐이었다.
그 뒤로 문대는 평범한 일상을 지냈다. 타임리프를 쓰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후배인 김래빈과 차유진이 축구를 하다 유리창을 깨트려서 혼나지말라고 한 번, 선배인 배세진이 과학실로 비품을 옮기다 실수로 떨어트렸을때 한번…. 그런 날들이 반복되다 목욕을 하던 박문대는 거울을 보고 이리저리 살피던 중 팔에 숫자가 적혀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06. 박문대는 어렴풋이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타임리프에 남은 횟수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도 박문대는 크게 신경쓰지않았다. 소소한 일에 사용했기에 지금 당장 사라지더라도 상관없기 때문이었다.
깨닫고 난 후에도 박문대는 평소처럼 소소하게 사용할 뿐이었다.
슬슬 여름이 지고 단풍이 세상을 물들여 갈 때 세계를 떠들썩하게 할 만한 뉴스가 보도되었다.
‘과거와 미래는 18XX년 XX화가가 그린것으로 작년에 발견되어 어제 드디어 복원에 성공하였….’
전광판에서 흘러나오는 뉴스에 박문대는 잠시 관심을 두더니 이내 관심을 끄고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느 날 복도를 지나가던 박문대에게 잊을 수 없던 한 마디가 스치듯 들려왔다.
“Time waits for no one.”
박문대가 멈춰서자 함께 매점을 가던 선아현과 이세진은 의아해하며 문대를 보자 문대는 둘을 먼저 보내고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린 곳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리자 박문대의 눈에 띈것은 미술실이었다. 미술실 문을 열자 그 한마디가 환청이었다는 듯이 미술실 안은 고요하기만 할 뿐이었다. 박문대는 미술실안에 멍하니 서있다가 그제서야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어째서 이 능력이 생긴것인지, 그 날 학생회실의 인기척은 무엇이었는지, 그 구슬은 무엇인지. 온갖 의구심끝에 정해진 것은 하나였다. 그것은 7월 13일부터 시작했다는 것. 의구심을 해결하기 위해 7월 13일로 타임리프를 해야한다는 것까지.
박문대는 고민했다. 학생회실에 앉아 있으니 지치지도않고 신재현이 말을 걸어온다.
“후배님, 고민있어요?”
“있는데 신경 꺼.”
“그래도 고민은.”
“너랑 나누면 피곤해져.”
눈꼬리를 축 내린 신재현이 박문대를 보다 팔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후배님.”
“또 왜.”
“우리 학교 문신 금지인거 알죠?”
신재현이 손가락으로 박문대의 팔을 가르켰다. 가을이긴 하나 아직 더워 살짝 소매를 걷었는데 그 사이로 팔에 새겨진 숫자가 보인것이었다. 박문대는 황급히 소매를 내리고는 반박하며 학생회실을 나갔다. 신재현은 오묘한 미소를 지으며 박문대를 바라보았으나 황급히 나가던 박문대는 그의 표정을 보지못하였다.
하교하여 도착한 집에서도 고민을 거듭하던 박문대는 한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X발, 이게 뭐라고 이렇게 고민해. 까짓거 확인이나 해보자.”
그렇게 돌아온 3번째 7월 13일. 박문대는 그 날 학생회실에서 느꼈던 인기척의 주인을 찾기 위해 이세진과 선아현을 먼저 보냈다. 20분쯤이 지나고 문대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을 키자 이세진으로부터 한통의 문자가 도착해있었다.
[문대문대~ 이대로 집가려고 했는데 문대 못보는게 너무 섭섭해서 아현이랑 문대 집 놀러가있을께! 6시쯤 도착예정!]
박문대는 급히 휴대폰을 확인하였다. 5시 50분.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6시쯤이라고 하니 횡단보도에서 그 차를 만날지도 모를 일. 등골이 서늘해진 박문대는 황급히 학생회실에서 뛰쳐나가 전속력으로 달려 그 횡단보도 앞에 도착했다. 소매를 걷어 올리자 보이는 새겨진 01라는 숫자. 혹시나 치이더라도 살릴 수 있다. 6시 5분전, 다시 박문대의 휴대폰이 울렸고 그걸 본 박문대는 안심하며 답장을 보냈다.
[문대문대! 지금 문대 집 앞! 빨리 와, 집주인!]
[누가 오랬냐?]
피식 웃고는 다시 휴대폰을 집어넣으려던 찰나 누군가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생회장 신재현 선배님]
“…여보세요.”
학생회 일로 전화를 한건가 싶어 뜸을 들이다 받았다.
“…….”
“회장님?”
“아, 미안해요. 급하게 물어볼게 있어서요.”
“네, 뭐… 물어보세요.”
“후배님 혹시 타임리프해요?”
그 순간 박문대는 혼란스러워졌다.
얘가 어떻게 알지? 왜? 아니, 타임리프라는걸 알고있어?
박문대는 당황하다 마지막 타임리프를 사용했다.
전화가 울렸다.
[학생회장 신재현 선배님]
“여보세요, 혹시 학생회일로 전화하셨나요?”
“후배님 물어볼게….”
“회의 기록이라면 두번째 서랍이요.”
“아뇨, 그거말고.”
“저번 행사 보고서 및 설문 결과는 책장 세번째칸 중간에 파란색 파일이요.”
“…그래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후배님.”
박문대는 필사적으로 화제를 돌렸다.
통화가 끝난 후 박문대는 이세진으로부터 문자가 한 통 와있는것을 발견했다.
[문대문대~ 우리 과자사러 다녀올께~]
…뭐?
박문대가 횡단보도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이세진과 선아현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고 6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며 차도에서는 그 차량이 오고있었다.
“이세진! 선아현! 안돼!! 건너지 마!!”
박문대가 소리쳤지만 이미 늦어버려 이세진과 선아현은 건너오다 차량과 충돌하기 직전이었고 박문대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소매를 재빠르게 걷어 확인해도 남아있는 횟수는 00이었다.
‘아까 왜 쓴거지…? 그냥 그 질문을 무슨소리냐고 타박하며 넘어가기만 했더라면….’
끝없는 자책에 빠져들어가던 박문대는 순간 의아함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다. 그리고 눈 앞의 상황에 자책도 잊고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모든 것이 정지해있다. 자동차도 사람도 새도… 정말 모든 것이. 박문대는 횡단보도로 시선을 옮긴 후 소스라치게 놀랐다. 분명 횡단보도를 건너던 이세진과 선아현도 정지해 있어야할텐데 그 둘이 없었다.
그 때 뒤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박문대는 힘이 들어가지않는 근육에 억지로 힘을 주어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는 신재현이 서있었다….
“많이 놀랐나봐요, 후배님.”
신재현이 아직까지 주저앉아있던 박문대를 일으켰다.
“…뭐야, 이게 뭐냐고. 대답해, 신재현.”
“Time waits for no one.”
“…!”
“걱정말아요. 이세진 후배님과 선아현 후배님은 무사하니까.”
“뭐!?”
“타임리프는 저도 할 수 있어서? 아까 하교길에 후배님들이 보이길래 오늘 문대 후배님이 집에 많이 늦게 들어갈것같다고해서 아예 후배님의 집에 놀러오려는 경우의 수를 막은거죠.”
아아, 이제 타임리프 못하게됬네요. 어쩌죠, 후배님?^^ 신재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멈춰있던 세상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많이 놀란것같은데 쉬어요, 후배님. 그럼 가볼께요.”
텁. 박문대는 손을 뻗어 신재현의 손목을 붙잡았다.
“…얘기 좀 해.”
“후배님이 원하신다면.”
둘은 한적한 카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넌 뭐야?”
“바로 훅 들어오시네요. 음, 미래인?”
신재현의 대답에 박문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헛소리말고.”
“진짠데. 미래에서 왔으니 미래인이죠.”
“…왜 왔는데?”
“보고싶은게 있어서요.”
신재현은 주문한 음료를 한모금 삼키더니 말을 이었다.
“미래에는 그게 없거든요. 불타 버려서. 확실하게 남아있다고 적힌 시간대가 여기라서.”
“…그러냐.”
“하핫. 납득은 됬어요, 후배님?”
“기분 나쁘긴한데 어느정돈.”
박문대는 뚱한 표정을 지으며 빨대로 음료를 휘휘 저었다.
“아, 다행이다. 그럼 후배님 마지막 인사네요.”
“마지막?”
“미래에서 온 걸 들키면 안된다는 룰이 있어서…. 내일부터 못 볼거에요.”
“그래서 미래로 돌아간다고?”
“글쎄요….”
신재현은 고개를 슬쩍 기울이더니 자신도 모른다는 말투로 답하였다.
“미래로 돌아가려고 남겨뒀던 한 번을 아까 써버려서… 어떻게 될지는 저도 장담을 못하겠네요. 그럼 후배님, 잘지내요.”
그의 말을 들은 박문대는 생각에 빠져있다가 신재현을 붙잡지 못했다.
집에 돌아온 박문대는 멍하니 앉아있었다. 멍하니 앉아있다가 이제 정말 모든게 끝인건가 싶어 소매를 걷었다. 01. 팔에 새겨진 숫자를 확인하자마자 박문대는 벌떡 일어났다.
왜…? 아까 분명 다 사용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왜 생긴….
“아.”
명석한 박문대는 금세 원인을 찾아내었다.
“신재현이 시간을 돌려서….”
원인은 신재현이 시간을 돌렸기 때문에였다. 박문대가 시간을 돌려 돌아간 시간대는 6시 5분전인 5시 55분 신재현이 시간을 돌려 돌아간 시간대는 4시 30분. 지금은 신재현이 시간을 돌려 도착한 현재이기에 이 시간대의 박문대는 타임리프를 사용하지 않았던것이다.
자신의 팔에 새겨진 숫자를 바라보던 박문대는 다시 한 번 더 시간을 되돌렸다.
비가 그친 후 노을이 비치는 학생회실. 두 인영이 그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불렀어요, 후배님?”
박문대는 대답도 하지않고 가만히 신재현을 바라볼 뿐이었다.
“후배님…?”
한 번 더 부르자 박문대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그리고 그 간 있었던 일을 하나 둘 얘기하기 시작했다.
“…했기에 회장님은 지금 미래로 돌아가실 수 있을꺼에요. 그리고 보고 싶다던 그 작품 제가 한 번 지켜보도록하죠. 아현이랑 큰세진 일로 빚진게있으니까.”
신재현은 이야기를 들은 후 한참을 생각하는 듯하더니 생각을 끝낸듯 빙긋 웃었다.
“고마워요, 후배님. 덕분에 미래에서 볼 수 있겠네요. 그럼 염치없게도 잘부탁해요. ‘과거와 미래’를.”
“걱정말고 미래로 빨리 가기나 하시죠.”
“하핫. 그럼 그럴까요. 잘지내요 후배님.”
“그쪽이야말로.”
열려있던 학생회실 창문으로 거센 바람이 들어왔고 그 바람에 박문대가 잠시 눈을 감은 사이 신재현은 사라지고 없었다.
마치 한여름밤의 꿈 같았다.